조순희 청주왕족발 대표
조순희 청주왕족발 대표

 

지역민에게 고장의 자랑을 꼽으라면 특산물과 자연경관을 뽑는다. 천년의 다리인 유형문화재 농다리를 보유하고 물이 좋아 쌀로도 유명한 진천에선 자랑이 한 가지 더 있다.

SBS 생방송 투데이. 고향이 보인다. KBS 생생정보. CJB 모닝와이드 등 수많은 매체에서 조명하고, 중소벤처기업부 인증 ‘백년가게’로 선정된 청주왕족발이 진천의 또 다른 자랑이다. 1991년에 첫 문을 연 후 현재까지 수많은 수상 경력을 보유한 청주왕족발은 족발의 한식화를 자신 있게 선언한다. 매장에 들어서면 가득 찬 고객들이 맛에 대한 믿음을 준다. 주문한 족발이 나오면 그 화려함에 놀라고 한식의 다양화까지 겸비한 구성에 한 번 더 놀란다.

“일반 족발집은 기본쌈에 보쌈김치 정도다. 나는 그게 안타까웠다. 족발은 궁중에서 즐겨 찾던 요리였지만 현대에 와선 야식의 대표 메뉴로 통한다. 나는 족발을 다시 한식의 중심에 두고 싶었다.”고 말하는 청주왕족발 조순희 대표는 “족발과 보쌈을 싸 먹을 수 있게 깻잎장아찌와 묵은지. 보쌈김치. 파절이. 구운 마늘 등 다양한 구성으로 한식의 기본을 갖췄다.”고 설명한다. 청주왕족발의 모든 재료는 장부터 소스까지 모두 조 대표의 손을 거친다. 직접 담근 된장으로 만든 깻잎장아찌와 초겨울에 김장한 묵은지를 고기에 싸서 먹는 건 청주왕족발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호사다.

“매년 2000포기의 김치를 담근다. 매장의 모든 음식은 청주왕족발만의 맛이어야만 한다. 그렇기에 모든 장과 양념부터 김치까지 직접 만들고 담근다.”고 말하는 조 대표는 “전국의 족발집을 다 다녀봤다. 결과는 일률적인 맛이라는 거다. 한식은 집집마다 맛이 다르고 특색이 있다. 족발은 한식이다. 그래서 저희 집만의 맛을 찾으려 연구와 실패를 거듭했다. 지금은 저희 집만의 맛을 찾았다. 그건 고객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회답 됐다. 이제 맛에 대해 자신 있게 큰소리칠 수 있다. 나는 그것이 자랑스럽다.”고 자신한다.

 

끝없는 도전으로 트렌드를 뛰어 넘다

족발, 보쌈은 변화에 약하다. 고객들의 입맛은 기존 족발, 보쌈에 길들었기 때문이다. 조금 더 달고 짠맛으로 변화한 수준이다. 청주왕족발의 족발은 갖은 한약재와 과일로 향을 내고 대추로 단맛을 낸다. 하지만 맛이 순하다.

배합의 비법으로 거부감 없는 한약 향기로 잡내만 제거한 수준이다. 그건 조 대표의 치밀한 계산에 의해서다. 십여 가지의 곁들여 먹을 수 있는 음식과 맛의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다. 조 대표는 끊임없이 연구하고 실험한다.

그중 청주왕족발을 대박으로 이끈 메뉴가 있다.

꽃문어족발보쌈과 튀김족발이다. 꽃문어족발보쌈은 여느 족발과 비교 불가능하다. 화려함에 이미 다른 차원의 음식처럼 보인다. 중앙에 있는 보쌈 위에 신선한 문어를 삶아내 꽃 모양으로 화려함을 더하고 주위에 십여 가지의 쌈 종류와 단품으로 먹을 수 있는 가지튀김까지 둘러싸여 궁중요리다운 면모를 충분히 갖췄다.

튀김족발 개발은 신의 한 수였다. 연령층을 대폭 낮춘 것이다. 젊은 층에서 폭발적인 반응으로 다가온 튀김족발은 어향소스의 매운맛도 있어 다양한 식감과 맛을 즐기는 젊은 층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튀김족발위에 소복하게 올려진 꽈리고추튀김은 찾는 이가 많아 단품으로 손님상에 내놓을 정도다. 끝이 없는 조 대표의 개발은 족발에만 머물지 않는다. 맛을 본 사람들은 꼭 다시 찾는다는 문어탕은 여성분들이 즐겨 찾는다. 문어탕은 키조개와 가리비. 전복. 동죽을 양껏 넣고 그 위에 생문어를 올려 조 대표의 비법으로 뽑아낸 육수로 끓여낸다.

전국을 취재 다니는 기자인 필자도 놀라게 한 맛이다. 역사와 열정이 담겨 있는 만큼 청주왕족발은 조 대표의 모든 것이다. 그러기에 가업을 잇는 교육이 한창이다. 큰아들 정하용 씨와 차남 정하욱 씨는 가업을 잇기 위해 주방부터 손님 접대까지 모든 것을 배운다. 차남 정하욱 씨는 “저희 집은 흔한 셀프바도 놓지 않는다. 손님이 찾기 전에 미리 찾아가 비워진 반찬 접시를 채우기 위해서다. 이건 어머니의 경영 철학이다. 고객 스스로가 귀한 손님으로 느껴지게 한다는 것이다.”고 전하며 “모든 맛과 경영 철학은 어머니를 그대로 따를 것이다. 가업을 물려받았을 때 어머니의 맛을 변함없이 손님에게 드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정확한 레시피가 필요했다. 제 전공을 살려 지금은 그램 단위까지 레시피를 완성했고 운영시스템도 체계화를 갖췄다.”고 말한다.

창업주인 남편 정영수 씨는 주방에서 고기를 담당하고 있지만 사회활동가로 정평이 나있다. 로터리클럽 회장직을 맡을 정도로 봉사에 진심인 정영수씨는 36개의 봉사단체일을 같이할 정도로 활발한 사회 활동을 벌이고 있다. 부창부수인 조 대표도 사람에 대한 애정과 신의가 깊다. “같이 일하는 사람은 모두 1~2십 년을 같이 했다. 그들은 직원이 아니다. 가족이다. 가업 교육을 할 때도 가장 우선시 사람이 재산이라고 교육한다. 나는 사람을 얻어 성공했다. 얼마나 노력하고 신의를 지켜야 사람을 얻을 수 있는지 잘 알기에 아이들에게도 사람을 소중히 하라고 강조한다”며 조 대표는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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