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의 가랑비가 필요하다

지난 6월4일 미국 하바드 경영대학원생들이 졸업하며 'MBA윤리서약'을 해서 화제가 되고 있다. 와튼 스쿨, 콜롬비아대 경영대학원 학생들도 윤리규범에 서약하고 윤리위원회 및 클럽 등을 조직하고 있다.
지금까지 미국 명문대학 MBA학생들은 법의 경계를 교묘하게 넘나드는 파생상품 기술까지 동원하면서 거금을 주물러 왔고 최고의 연봉을 받는 것도 모자라 온갖 이권에 개입하면서 이번 세계적 금융위기의 주범으로까지 비난 받아왔다. 이제 그들에 대한 교육자체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전략은 있고 영혼은 없다!’라고 비난 받는 MBA과정을 살펴보면 엄연히 ‘윤리경영’과목이 존재한다. 그런데 이 윤리경영과목 공부의 문제점은 첫째 윤리경영조차도 돈을 벌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이기심을 바탕에 깔고 있는 것이 문제고 둘째, 소나기처럼 확 쏟아졌다가 사라진다는 것이 문제다.
하바드 대학 법대 교수인 로버트 콜스는 IQ가 상당부분 선천적인 영향을 받는데 비해 윤리지능인 MQ(Moral Intelligence Quotient)는 대부분 후천적으로 형성된다고 주장하였다.
윤리지능은 꾸준한 학습과 실행을 통해 형성된다는 것이다. 우리 속담에 ‘가랑비에 옷 젖는다’는 말이 있다. 비에 젖는 듯 마는 듯 하지만 계속 가랑비를 맞게 되면 결국 속옷까지 흠뻑 젖게 된다. 윤리지능은 이처럼 가랑비 맞듯이 학습을 해야 형성된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은 지난해부터 모든 교수들이 수업을 하기 전에 먼저 ‘5분 윤리특강’을 진행해 오고 있다. 신문, 잡지, 도서, 인터넷 등 어디에서든 윤리적 소재를 찾아서 재해석하고 이를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이 5분 윤리특강은 인터넷으로 전체 교직원이 공유하고 있다.
최근 이 내용 중에 재미있는 스토리만을 묶어 책으로 발간하였다. 이런 과정을 거친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놀라운 윤리문화 체험을 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교수들의 윤리의식이 높아졌고 학생들도 윤리의식을 중요시하게 되었다. 윤리문화가 향상되었고 그 결과 높은 팀웍과 신뢰감 그리고 자긍심까지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우리는 지난 일년간 윤리의 가랑비를 맞아온 것이다. 한국사회는 사회적으로 큰 사건이 터지면 반성하고 후회하지만 곧바로 그 사건이 준 교훈을 잊어 버린다.
소나기는 그야말로 눈 깜짝 할 사이에 지나가고 또다시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고 만다. 지금 우리사회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윤리의 가랑비가 아닐까!
매일매일 모든 일상생활에서 모든 일상업무에서 윤리의 가랑비가 축복처럼 내리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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