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사회, 재미없는 사회

싱가포르는 어느 나라를 벤치마킹 할까? 
싱가포르가 지난 8월9일로 독립 40주년을 맞았다. 40년 전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한 싱가포르는 그동안 건국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리 콴유 수상이 30년 넘게 통치했고 지난해부터는 장남인 리 셴룽이 정권을 이어받았다.
싱가포르는 그동안 공공기물 파괴자나 부랑자에게는 태형을 실시하는 등 공공질서 유지에 엄격한 정책을 펼쳐왔다. 한편으로는 경제성장에 치중해서 인구 440만 명인 이 나라는 1인당 GDP가 2만 8000달러로 세계 22위의 부자 나라다.
독립 40주년을 맞아 리 셴룽 총리는 그동안의 엄격하고 엄숙한 이미지를 벗고 새로운 변신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리 총리는 건국기념 축사에서 “싱가포르를 활기차고 국제적이며 에너지가 넘치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국가를 새로 건설하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리 총리는 그 동안 금기시 해왔던 카지노 설립도 허용했고 파리의 유명한 외설 쇼인 ‘크레이지 호스’ 카바레를 도입하도록 허용했다.
이런 조치의 배경에는 사회전반에 걸쳐 활력이 떨어지는 성인병이 나타나고 있다는 진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경제 성장률이 떨어지고 출산율이 저하되는 등 구체적인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대변신을 시도하게 된 것이다.
싱가포르는 이런 변신을 통해서 10년 안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 실적을 두 배로 늘리고 관광을 통해서 경제활력을 불어 넣겠다는 계획도 세워 놓고 있다.
싱가포르는 ‘깨끗한 나라’, ‘질서 있는 나라’, ‘안전한 나라’다. 그런데 문제는 ‘재미가 없는 나라’ 그리고 ‘활력이 없는 나라’인 것이다. 재미와 활력이 없으면 사는 맛도 없어지고 일할 맛도 없어진다. 이제 싱가포르는 ‘재미있는 나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렇다면 싱가포르는 어느 나라를 벤치마킹 할까? 재미와 활력 면에서는 우리나라를 벤치마킹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다이나믹 코리아’, ‘스피드 코리아’라는 말처럼 우리나라는 ‘개혁’과 ‘변신’이 일상화된 역동적인 나라다. 그런가 하면 노래방, PC방, 찜질방만 가 봐도 재미가 넘치고 한류 열풍을 일으킬 만큼 신나게 놀 줄 아는 감성적인 나라다. 물론 ‘한국이 질서 있는 나라, 깨끗한 나라, 안전한 나라인가’라고 묻는다면 답변은 곤란해질 수 있다.
당신은 어느 나라에서 살고 싶은가? ‘질서 있고 깨끗하지만 재미없는 싱가포르 같은 나라’와 ‘무질서하고 부패한 곳이 있지만 재미있는 우리나라’ 중 어느 곳에 사는 것이 행복할까?
싱가포르의 대 변신을 보면서 우리나라도 꽤 괜찮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가장 바람직한 모습은 이 두 나라의 장점을 합친 나라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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