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는 없다

절대 강자는 없다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불평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2007 대선이 여야를 막론하고 다자간 경쟁 게임으로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현상이 나타난 것은 바로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로 성장했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미얀마나 파키스탄처럼 강압적인 정치체제를 가지고 있는 곳에는 예외 없이 강한 권력을 지닌 절대강자가 있다.
민주화의 역사가 짧은 러시아에도 절대강자가 있다. 그러나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에는 정치권에 절대 강자가 없다. 절대 강자는 전횡과 독단, 독선으로 빠지기 쉽다. 제왕적 리더 중에 부패하지 않고 국민화합을 이뤄낸 사람은 극히 소수일 뿐이다. 민주주의의 정신은 절대 권력이나 절대 강자를 용인하지 않고 대신 화합과 설득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지도자는 협상력과 설득력이 중요하다.
그만큼 성격은 유연하고 포용력이 좋아야 한다. 유전자의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선거는 무결점의 성인군자나 도덕군자를 뽑는 것도 아니고 모든 분야에서 전지전능한 탁월성을 지닌 사람을 뽑는 것도 아니다. ‘비교 우위’와 ‘경쟁우위’를 가진 사람을 뽑는 것이 민주주의의 선거다. 여러 후보들을 비교해 볼 때 누가 경제, 외교, 안보, 국민통합을 더 잘 이끌어 갈 것인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내놓은 정책들을 비교해 보고 보다 나은 카드를 선택해야 한다. 지금 우리 대통령 선거는 네가티브 선거전략으로 혼탁해지고 있다. 유권자들이 비교우위나 경쟁우위에 근거해 투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기분에 근거해 투표하도록 선동하고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대통령 선거전을 보면 후보들이나 그 참모들 그리고 유권자들조차도 ‘절대권력자’를 지도자로 가지고 있던 시절의 환영을 지우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과연 누가 대통령이 될까?’ 많은 사람들이 분석하고 진단하고 예측하고 있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선거 운동 기간 동안 설득력과 포용력으로 경쟁자와 제휴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절대권력은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당선이후에도 경쟁세력과 국정운영을 분담하고 지혜를 터득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역대 대통령들은 ‘여소야대’ 때문에 못해 먹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 구도를 바꾸기 위해 정치판을 흔들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대부분 실패였다. 여소야대 정국에서도 중요한 것은 야당설득과 국민설득이지 인위적으로 정치구조를 바꿔서는 성공할 수 없다. 민국주의는 다양한 목소리를 인정하고 수용하면서 균형과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 정치문화다.
따라서 민주주의 지도자는 부드럽고 따뜻하고 인내심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절대 강자형 대통령도, 투사형 대통령도 한계를 노출 시킬 수 밖에 없다. 얼마남지 않은 선거운동기간동안이라도 우리 정치문화를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경쟁을 보고 싶다. 그리고 유권자들도 어떤 카드가 국가를 위한 카드인지 새로운 안목으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선거는 결코 절대강자를 뽑는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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