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자본주의 시대는 올 수 있을까?

착한 자본주의 시대는 올 수 있을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쾌락을 추구한다. 그러나 순간적인 쾌락이 아니라 자신의 강점과 미덕을 발휘하여 얻은 긍정적 감정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마약, 초콜릿, 쇼핑, 텔레비전 오락프로그램 등은 순간의 쾌락을 추구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궁극적인 행복감을 주지는 않는다.
요즘 긍정의 심리학(Positive psychology)을 이끌고 있는 마틴 셀리그먼 교수는 인간은 즐거운 일을 할 때 보다 남을 돕고 친절을 베푸는 행위에서 행복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쇼핑을 하면 스트레스가 풀리고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사람을 돕고 봉사활동을 할 때 훨씬 더 큰 행복감을 느낄 수 있다.
나는 우리 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에 들어온 CEO들을 수업 기간 중에 해비타트 운동에 참가하도록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 주는 운동인 해비타트에 참가한 이 분들은 톱질을 하고 망치질도 하고 페인트칠도 한다. 고된 작업이지만 일을 끝냈을 때 얼굴 표정을 보면 행복한 표정이 역력하다.
이 표정은 주말 골프장에서 버디나 이글을 하거나 우승 또는 메달리스트를 해서 트로피를 받았을 때와는 큰 차이가 있다.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행복감이 표출된 것이다.
요즘 미국식 금융자본주의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온갖 금융기법을 개발해서 돈벌이가 될 만한 곳은 전 세계 어느 곳이든 쫒아 다니며 커다란 이익을 내 오던 투자은행들이 주저앉기 시작한 것이다. 좋게 말하면 투자은행이지만 사실은 투기자본의 성격이 더 강했다. 이들은 현행법만 지키면 되고 윤리문제는 언제나 뒷전이었다. 더구나 이들은 전통적 제조업이나 유통서비스업을 비웃으면서 시장경쟁의 맨 위층에서 군림해 왔다.
이런 그들이 붕괴하기 시작한 것은 끊임없는 탐욕과 오만 그리고 독식 때문이었다. 게다가 도덕적 불감증까지 겹쳐있었다.
이런 교만한 자본주의가 교훈을 얻을 수 있고 반성의 계기가 된다면 최근 금융위기는 약이 될지도 모른다.
이제부터 추구해야 할 새로운 자본주의는 어떤 것일까? 다양한 모습을 그려 볼 수 있지만 일단 착한 자본주의(Good Capitalism)가 대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착한 자본주의는 첫째 좋은 방법으로 돈을 벌어야 하고 둘째 좋은 곳에 돈을 쓸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오만이 아니라 겸손을, 독식이 아니라 나눔과 봉사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금융위기 사태에서도 워렌 버핏은 백기사 역할을 하면서 칭송을 받았다. 그동안 막대한 현금을 비축해 온 그는 어떤 곳에 투자해야 최고 수익을 올리느냐가 아니라 어떤 곳에 투자해야 사회적 공헌과 경제적 수익을 함께 올릴 수 있는가를 검토하고 실행하였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도 자선활동에 새로운 모델을 보여 주고 있고 아시아 최고 부자인 리카싱(李嘉誠)도 자선 재단을 위해 사업을 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번 월스트리트를 시발로 한 금융위기는 착한 자본주의를 추구해 온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복음이 되고 있다. 돈과 행복은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이제는 버는 방식도 쓰는 방식도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미국식 금융자본주의는 과연 착한 자본주의로 변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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