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어두운 곳에서부터 변화의 시작을 만든다.

세대 전쟁’이라는 말이 떠오르다. 노인 편에 서면 젊은이들의 기회를 빼앗아 노인들에게 주는 것 같고 청년의 편에 서면 기존 노인들이 한평생 일군 과실을 청년들이 가져가는 것처럼 대립각을 조성하는 일부의 분위기가 있어서이다. 그러나 복지의 기본사상이 평등함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잊지 않는다면 이런 한쪽만 과열된 정책은 없다는 사실 또한 받아들여지게 되어있다.

풍선을 골고루 부풀어야 비로소 하늘로 둥실 떠오를 수 있다. 한 쪽에 집중되는 정책으로는 복지라는 하늘 높은 이상을 제대로 채워나갈 수 없다. 기울면 균형이 깨어지는 천칭처럼 한 곳에 집중되지 않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각계각층을 위한 복지정책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그래서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 이형철 관장은 “지역사회가 협의를 통해 장기적이고 통합적인 복지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 이형철 관장

사회복지 촘촘히 한다고 해도 사각지대가 있다

현재 사회복지는 당면 과제가 되고 있고 그 수요는 늘기만 하는 시대를 살고 있는데 다양한 요구에 맞춰 어떠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는지, 그 수요에 대한 해답은 무엇인지에 대해 이형철 관장은, “노인인구비율이 높은 안동시에서 최근 노인복지관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이전 계획 중인 현재의 기차역 주변에 복지관을 비롯한 어르신 복합타운을 추진중이라는 예를 들면서, 지자체마다 특성을 고려하여 우선순위를 두고 복지 정책을 펴듯이 지역의 복지관에서도 다양한 수요 가운데 우선적으로 필요한 부분을 먼저 채우기 위해 힘쓸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아울러 “예전에 복지관, 자원봉사센터, 지역자활센터, 건강복지센터 등이나 개별 시설들이 특성에 맞게 전문성을 키우며 각각의 역할을 맡아 수행하는데 치중했다면 최근에는 협의기구를 통해 지역사회의 전반적인 사회복지 문제가 무엇인지 함께 공유하고 공동으로 해결해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안동은 주변 지자체의 모범이 될 만큼 지역사회복지협의체의 기능이 활발해지고 있다. 결국 다양한 계층별 복지수요도 협의체를 통해서 함께 모색한다면 보다 적절한 서비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시설이나 센터에서 다각적인 노력을 통해 사회복지를 촘촘히 한다고 해도 서비스 접근성이 어려운 사각지대가 있기 마련이기에 최근 안동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는 공모사업을 통하여 ‘행복드림’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마을의 이장이나 통장 등 작은 동네에서부터 이들이 복지 리더가 되어 어려움에 처한 이들을 먼저 발굴하고 필요한 지역사회의 자원을 연계할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조직을 꾸려나가는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즉 지역의 복지문제를 마을단위에서 먼저 인식하고 주도적으로 해결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이다.”

사회복지의 지향점이라 할 만한 것은 “함께”

지역 복지가 고령자 대상이냐 청소년 대상이냐 전체를 위한 “포괄적” 복지냐의 물음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서비스가 필요한 대상에게 필요한 물품이나 기금 등을 일시적으로 전달하는 형태의 복지 위주로 진행되었기에 예산이 투입된 비용만 따진다면 청소년 세대보다는 어르신들에게 더 많이 치중이 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최근 복지의 흐름은 서비스를 받는 대상이 어르신이든 청소년이든 일시적인 도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상자가 처한 상황을 좀더 세밀히 분석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함께 마련하고 사례를 장기적으로 관리하면서 필요한 자원, 즉 인적자원, 물적자원 등을 연계해 주기에 포괄적 복지라고 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한편 사회복지라는 말에는 예전의 경우 부정적인 이미지도 있었다. 개인적인 기부 등에 의지할 때의 이야기다. 기부를 통해 개인적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었다.

지금은 순수 개념으로 주변의 시선에 의해서라기보다 자발적인 기부와 봉사로 나아가고 있고 개인적인 체계보다 복지의 핵심을 정확히 전달하고자 하는 단체의 활동으로 늘어 개인의 영달 등 사적인 목적으로 하는 활동은 줄고 있다. 사회복지의 지향점이라 할 만한 것은 “함께”라는 것이다. 동참할 때 빛나는 것이 결국 사회복지다. 큰 틀에서 봐도 옆 사람이 참여하기에 나도 참여했다는 동기가 있어야 “우리”가 함께 했다는 복지의 기본 가치에 합목적적이다.

희망 나눔 모금을 통한 주민조직화를 선도하는 안동시종합사회복지관 100원먹는 ok돼지사업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처우개선이 시급

우리나라 복지 정책이 후퇴한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다. 예산이 줄어드는 등의 후퇴를 말한다. 이에 대해 이형철 관장은 “우리나라 사회복지가 전반적으로 뒤떨어진다고 할 수만은 없다. 경우에 따라서 굴곡은 있었지만 전체 예산 대비 복지에 지출되는 비중이 대체로 증가하고 있다.

안동시의 경우 특히 그 비중이 높다. 최근에 안동시 예산중에서 사회복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20%를 훨씬 넘어선 것으로 알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 전체로 봤을 때 네덜란드, 스웨덴, 덴마크 같은 북유럽에 비하면 아직 갈 길이 멀다.

향후 우리나라도 세금정책의 보완 등을 통해 북유럽처럼 기초보장이 탄탄한 나라로 나아갔으면 한다. 하지만 과도기에 있는 지금의 시점에서 예산집행을 좀더 효율적이고 정밀하게 하면서 실제로 필요한 곳에 예산이 적절히 배분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라고 답했다.

“무엇보다 사회복지 종사자의 처우개선이 시급하다. 종사자들이 자신의 일에 걸 맞는 대우를 받을 때 보람과 긍지가 커질 뿐만 아니라 서비스를 받는 대상자와의 상호작용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사회복지 종사자들의 급여가 전반적으로 인상이 되고 있지만 향후 공무원 급여에 준하는 수준으로 맞추어갔으면 한다. 아울러 사회복지 분야 안에서도 직군에 따라 급여 편차가 심하게 나타난다. 예를 들면 종합복지관이나 장애인 시설 등의 급여에 비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나 지역아동센터의 급여는 10% 이상 차이가 나기 때문에 점차 상향평준화해야 한다고 본다.”

민+관+주민의 협력에 함께하는 이형철 신부 (右첫번째)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모델 프로그램 개발

앞으로 안동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사회복지에 관심 가지게 될 것인데 환경 변화에 대비한 우리의 자세에 대해서는 “우선 각 지자체마다 복지 분야에 배정되는 예산의 비중이 증가할 수 있도록 필요성을 인식하고 함께 협력해 나갔으면 좋겠고, 복지관련 사업을 추가적으로 하고 싶어도 재정적 여건이 부족하다고 우려를 표하는 지자체가 많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중앙정부의 책임과 예산비중이 점차 강화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복지 사업에 있어 정부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역사회가 연계협력 체계를 갖추어 지역 특성에 맞는 복지모델을 찾아나가면서 다양한 이웃들이 적극적인 주체가 되어 지역의 복지현안들을 해결해 나갔으면 한다.

마을안전과 환경을 주민이 먼저 지키고 만들어가는 우리동네 가꿈이 발대식 이형철 신부 (뒷줄 左2번째)

‘우리 동네 행복 디자인’ 웃음꽃 피어나

이곳 종합사회복지관이 위치한 곳 주변에는 임대아파트가 있다. 주로 생활형편이 어려우신 분, 거동이 불편하신 분, 독거어르신 등등이 거주하고 계신데 복지관에서는 우선 이분들에게 무료급식서비스나 밑반찬 배달서비스, 복지상담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최근 복지관에서는 임대아파트 주변을 새롭게 가꾸기 위해 ‘우리 동네 행복디자인’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공모사업을 통해 재정적 지원을 받았는데 말 그대로 우리 동네를 우리가 행복하게 디자인 해보자는 취지이다. 우선 공간적으로 화기애애하게 가꾸기 위해 동네 주민들이 땀을 흘려 나무를 심고 곳곳에 꽃을 심으니 온 동네가 꽃이라며 웃음꽃이 피어난다.

잘 가꾸어진 주변 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해나가기 위해 ‘우리 동네 가꿈이’를 선발하여 막대한 임무를 부여 하였고, 주변 안전에 걸림돌이 될 만한 것들을 해결해주는 ‘동네 안전 지킴이’도 선발하여 활동 중이다. 동네가 행복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축제가 있어야 한다.

동네 이웃과 복지관 직원들이 어울어지는 녹색환경만들기

계절별로 작은 축제와 전통놀이를 열어 집안에서 주로 생활하시는 분들에게 바깥나들이 겸 흥밋거리를 안겨 준다. 행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계가 중요한 것 같다. 그래서 아침마다 ‘모닝커피 나눔’을 통해 먼저 인사하기, 먼저 웃어주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서로 멀뚱멀뚱 바라보고 지나가던 이웃들이 자연스럽게 인사하는 모습들을 보며 신기해하기도 한다. 낮술을 즐겨하던 동네정자에서는 ‘말로 하는 버스킹’, 서로의 꿈을 이야기하는 자리도 펼쳐지고 있다. ‘우리 동네 행복디자인 사업’을 복지관 직원들이 앞장서서 시작은 했지만 참여하는 주민들이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주변 공간을 가꾸고 좋은 관계를 형성하고 조금씩 변화되는 모습을 보면서 서로 서로에게 힘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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