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전략경영인가?

아직도 전략경영인가?
‘일류기업이 되려면 무엇보다 전략경영을 잘 해야 한다.’ 이렇게 믿고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전략경영에 강했던 기업들이 쇠퇴하고 ‘구글’처럼 새로운 문화를 중심으로 한 ‘문화경영’ 강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전략경영의 제일 주자인 삼성그룹이 요즘 시련을 겪고 있다. 전략은 영어로 ‘strategy’이고 그 어원은 strategus이다. 이 말속에는 ‘속임수’라는 뜻이 들어 있다. 적을 속여서라도 전생을 승리로 이끌어 가는 방책이 전략인 것이다.
인권사상이 발달하지 못했던 시절에는 전쟁에서 지면 살육당하고 약탈당하고 노예가 되었다. 그러니까 정의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라 승리하면 정의가 되는 상황이었다.
징기스칸은 점령지를 불태우고 약탈과 살육을 자행해지만 ‘영웅 징기스칸’으로 불릴 수 있었다. 21세기에 징기스칸 같은 인물이 있으면 국제사법재판소에서 처벌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트로이의 목마처럼 온갖 속임수를 써도 아군이 이길 수만 있다면 그것은 ‘전략적 지혜’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기업경쟁이 치열해지자 군사용어인 전략이 기업으로 들어와서 경영전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물론 기업의 전략은 합법적 범위 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전략이라는 개념 속에 자리 잡고 있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겨야 된다’, ‘속임수를 써서라도 이겨야 한다’, ‘아군은 정의고 적군은 불의다’ 라는 사고방식은 완전히 지워지지 않고 있다. 전략경영은 ‘이기고야 말겠다’는 속셈을 감추고 있기 때문에 경쟁자를 긴장시키고 소비자들을 편치 않게 만든다. 지나치게 똑똑하고 타산적이며 이지적인 친구가 왕따를 당하는 것과 비슷한 이치다. 심지어는 ‘오늘은 내가 쏘겠다’는 사람이 환영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속셈이 뻔히 보이거나 지나치게 과시하듯 선심을 쓰면 감정을 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인권사상이 발달되고 경제적으로 풍요해지고 교육수준이 높아진 오늘날에는 긴장감을 조성하는 전략경영보다 진실하고 소박하거나 신나고 재미있거나 가슴뭉클한 감동을 주는 문화경영이 더 매력이 있다. 선거도 마찬가지다. 선거전략, 선거공학에 귀재라는 사람들이 망가지고 있다. 미국 대통령 선거전에서도 그렇고 우리나라 대통령선거에서도 마찬가지다. 선거전략의 귀재소리를 듣던 사람들이 ‘모사꾼’이나 ‘책사’정도로 치부되고 있고 이들의 주정적 이미지 때문에 유력후보들이 이들을 내치고 있는 것이다. 한때 이들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때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21세기는 투명성의 시대다 거짓과 위선은 금방 노출될 수밖에 없다. 진실이 가장 큰 힘이다. 그리고 사람들을 신나고 재미있고 행복하게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진짜 경쟁력이다. 따라서 매력적인 문화창조가 있어야 한다.
성공한 국가나 도시 그리고 성공한 기업이나 사람을 더 이상 전략적 개념으로만 분석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전략에 능하다고 대통령으로 뽑아 주는 것도 아니고 전략에 능하다고 그 기업 제품을 사는 것도 아니다. 경쟁자를 꺾고 이기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고객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이제 우리나라 기업들이 선진국형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전략경영을 뛰어 넘어야 한다. 관리의 삼성, 전략의 삼성보다 문화의 삼성이 필요한 것이다.
전략적 사고를 위해 머리를 짜내지 말고 문화적 창조를 위해 마음을 활짝 열어야 신경영이 보이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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