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사고의 함정에서 벗어나자

집단 사고의 함정에서 벗어나자
알프렛 슬론이 제너럴 모터스(GM) 회장으로 재직할 당시 유명한 일화를 남겼다.
“여러분, 나는 우리가 이 결정에 대해 모두 완벽하게 동의한 것으로 알겠습니다.”
이 말에 참석자들이 모두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다면, 나는 우리 모두가 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무엇인지에 대해 서로 대립하는 의견이 나올 때까지 시간을 주기 위해서 이 문제의 결정을 다른 회의 때까지 연기할 것을 제안합니다.”
우리는 만장일치의 합의가 좋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은 만장일치야말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만장일치 합의가 나오는 것은 속으로는 다른 생각이 있으면서도 사람들이 침묵을 하는 경우나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겉과 속이 다른 태도를 보이는 것은 상대방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겠다고 생각할 때 나타난다. 옳은 길이 따로 있는데도 불구하고 침묵하거나 속마음과는 달리 아부하는 태도를 보이면 리더는 올바른 의사결정을 할 수 없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리더가 자세를 낮추고 더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리고 단 소리를 하는 사람에 현혹되지 말고 쓴 소리하는 부하를 잘 챙겨야 한다.
집단 사고(Group Thinking)는 최측근과 친위세력만으로 모임을 만들 때 나타나기 쉽다. 모두 똑같은 신념과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붕어빵 같은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요즘 일류 기업에서는 ‘청개구리형’ 인재를 일부러 뽑는다. 청개구리형은 엉뚱한 소리 그리고 삐딱한 소리를 하는 직원이다. 이 직원의 말에 영양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다. 엉뚱한 소재와 단서를 제공함으로써 집단 사고의 함정을 깨뜨리려는 것이 목적이다.
지금 나라의 정세가 어지럽기 짝이 없다. 이유는 권력이나 이익에 눈이 먼 아첨꾼들이 많은 탓도 있지만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진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진단도 가능하다.
청와대도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져있고 운동권도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져있다.
여당도 마찬가지고 야당도 마찬가지다. 심지어는 사실(fact)에 입각하여 보도해야 할 언론마저 집단 사고의 함정에 빠져 있다.

그 이유는 아주 간단하다. 네 편, 내 편 그리고 아군과 적군으로 나눠서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 편이 잘못한 것은 무조건 감싸려고 하고 상대편이 한 것은 잘 한 것도 깎아내리려고 안달이다. 마치 전쟁 중의 아군, 적군처럼 우리는 선이고 상대는 악으로 몰아부친다.
여당과 야당, 경영자와 근로자, 진보와 보수, 우파와 좌파, 친노와 반노, 친 MB와 반 MB 이런 식으로 세상을 나누어 보는 사람들이 많으면 합리성은 실종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선진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법질서와 원칙이 통해야 한다. 그리고 어느 편이냐가 아니라 어느 것이 사실인가, 어느 것이 진짜고 가짜인가를 가릴 수 있어야 한다. 집단 사고의 함정에서 벗어나는 일이 얽힐 대로 얽힌 현재 시국을 풀어가는 근본 대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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