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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려준 돈을 갚지 않을 경우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 강수재 법무법인(유한) 주원 변호사
  • 승인 2019.02.27 09:12
  • 호수 277
  • 댓글 0

A씨는 5년 전 B씨에게 사업자금 명목으로 수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빌려주었습니다. 돈을 빌릴 당시 B씨는 사업이 잘되면 이자는 물론이고 고가의 차량을 사주겠다고 호언장담하였고, 이를 믿은 A씨는 흔쾌히 돈을 빌려주었습니다. 하지만 B씨는 사업이 어려워지자 A씨에게 빌린 돈을 갚을 수 없다며 알아서 하라고 오히려 큰소리를 치고 있는 상황입니다.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한 A씨는 너무 억울한 나머지 B씨의 형사처벌을 바라는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A씨는 B씨를 사기죄로 고소하여 형사처벌을 받게 할 수 있을까요?

형법 제347조 제1항은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며 사기죄를 규율하고 있습니다.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고 그 처분행위로 재산적 이득을 얻음으로써 성립하는 죄입니다.

기망행위와 관련하여 판례는 “사기죄의 요건으로서의 기망은 널리 재산상의 거래관계에서 서로 지켜야 할 신의와 성실의 의무를 저버리는 모든 적극적 또는 소극적 행위를 말하는 것으로서, 반드시 법률행위의 중요부분에 관한 것임을 요하지 않고,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하여 행위자가 희망하는 재산적 처분행위를 하도록 하기 위한 판단의 기초 사실에 관한 것이면 충분하고, 어떤 행위가 다른 사람을 착오에 빠지게 한 기망행위에 해당하는가의 여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7. 10. 25., 선고, 2005도1991, 판결)”고 판시하였습니다.

특히 차용금 편취와 관련하여 판례는 “차용금의 편취에 의한 사기죄의 성립 여부는 차용 당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므로, 피고인이 차용 당시에는 변제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면 그 후에 차용사실을 전면 부인하면서 변제를 거부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단순한 민사상의 채무불이행에 불과할 뿐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할 수 없고, 한편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의 존부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고 하였으며, “계속적인 금전거래나 대차관계를 가지고 있으면서 일시적인 자금궁색 등의 이유로 채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되었다면 그러한 결과만으로 금전차용자의 행위가 편취의 범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고 또한 금전차용에 있어서 단순히 차용금의 진실한 용도를 고지하지 아니하였다는 것만으로 사기죄가 성립된다 할 수 없으나, 이미 과다한 부채의 누적으로 변제의 능력이나 의사마저 극히 의심스러운 상황에 처하고서도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들에게 사업에의 투자로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금전을 차용한 후 이를 주로 상환이 급박해진 기존채무 변제를 위한 용도에 사용한 사실이 인정된다면 금전차용에 있어서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대법원 1993. 1. 15., 선고, 92도2588, 판결).”고 판시하였습니다.

상기 판례의 태도를 종합적으로 살펴보았을 때, 돈을 빌린 사람이 돈을 갚지 못한다 하더라도 민사상 채무불이행 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금전차용자의 행위가 편취의 범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차용금을 갚지 못한 사실만으로 반드시 형사상 사기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닙니다. 금전차용자가 돈을 빌릴 당시부터 이미 과다한 부채의 누적으로 변제의 능력이나 의사마저 극히 의심스러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사실을 숨긴 채 피해자들에게 사업에의 투자로 큰 이익을 볼 수 있다고 속여 금전을 차용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어야 편취의 범의가 인정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본 사안도 이와 마찬가지로 B씨가 A씨에게 돈을 빌릴 당시부터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편취의 범의로 돈을 빌린 사정이 인정되어야 B씨의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로 B씨에 편취의 범의가 있었는지 여부는 B씨가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이 종합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상대방이 돈을 갚지 못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사기죄가 성립되는 것이 아님을 알아두시길 바랍니다.

강수재 법무법인(유한) 주원 변호사

강수재 법무법인(유한) 주원 변호사  news052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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