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 의정부 실버악단장

박철은 TV나 라디오 등에 출연하면서 알려진 유명 연예인이 아니다. 따라서 그를 기억하는 일반 대중은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언더그라운드에서는 MC와 가수로서 왕성한 활동을 하면서 이미 널리 알려져 왔다. 그런 그가 지금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편집자 주

 

명문대 학사 출신의 코미디언

박철(의정부 실버악단 단장)은 전남 화순에서 태어났다. 초, 중학교를 고향 화순에서 보낸 후, 고등학교는 광주상고로 진학하게 된다. 서울 일류대학 진학에 목표를 두고 열심히 공부하여 항상 상위권에 있었지만, 명문대 진학에는 한 번의 실패를 하게 된다. 재수를 위해 서울에 홀로 상경한 그는 낮에는 공사장 등에서 일하고 저녁에 틈틈이 공부를 하는 주경야독을 하면서 드디어 1978년 고려대학교 국문학과에 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교수의 꿈을 안고 시작한 대학생활은 해가 거듭 될수록 적성이 안 맞으면서 갈등을 느끼게 되는데, 그 원인은 그의 몸속에 흐르는 끼에 있음을 알게 된다. 그의 ‘끼’는 그의 부친에게서부터 온 것이다. 그의 부친 故 박옥준 옹은 일제강점기 이후 해방과 함께 일본인으로부터 빼앗겼던 집 3채를 돌려받은 후, 한 채를 팔아 전국을 다니면서 가설극장을 운영하였다. 그 당시 단원으로 김승호, 허장강, 이예춘 등이 함께 했는데 이들은 후에 국내 최고의 배우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그러나 한국전쟁 이후 변변한 극장 하나 없는 녹록치 않은 환경에서 어려움도 많았다고 한다.

이렇듯 어릴 때부터 보고 자란 음악과 춤, 연주 등의 환경은 소년 박철에게 많은 영향을 주게 되었다. 특히 그는 노래를 잘했던 아버지를 빼 닮았다.

그의 부친은 지난 1992년 당시 72세의 나이에 ‘전국노래자랑’에 출연하여 상반기 결선까지 진출해서 장려상까지 받은 실력자이다.

박철 단장은 “어릴 적부터 예능에 끼가 많았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로 기억합니다만, 아버님이 만돌린을 연주하시며 한번 해보라 하시더군요. 도레미 음계도 모르던 저는 아버님이 연주하면서 손가락을 어느 부위에 접지하는지 유심히 보았어요. 그리고 그대로 흉내 내며 연주했었죠. 아버님이 깜짝 놀라시는 모습이 역력하셨어요”라고 회고한다.

특히 사물이나 성대모사 등 흉내 내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당시 만돌린, 아코디언, 기타 등의 악기를 배우며 예능적 재능을 키워갔다. 중고시절에는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특히 민요와 판소리에 관심이 많았다.

지난 11월 7일 의정부시에서 계최된 ‘모범시민상’ 시상식에서 박철 단장(중앙)이 수상한 후 안병용 의정부시장(右2)과 기념촬영한 모습.

운명처럼 만난 코미디의 대부 배삼용

그는 결국 코미디언의 길을 가게 된다. 대학 졸업 후, 서울 삼양동의 한 극장에 ‘배삼용 쇼’를 보러 가게 된 그는 운명처럼 배삼용 선생의 눈에 띄게 된다.

“공연이 끝난 후, 지인과 함께 배삼용 선생님과 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그 자리에서 성대모사 등, 제가 가진 장기를 선 보였습니다. 선생님께서 칭찬을 하시면서 공연 제의를 하셨는데, 이것이 저의 인생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라는 박철 단장.

배삼용 선생의 적극 지원 속에서 각종 행사와 공연, TV출연 등이 이어지면서 순탄할 것이라는 그의 앞날도 불과 3년을 넘기지 못했다.

우연히 TV에 나온 박철을 보게 된 그의 부친은 그야말로 노발대발이었다. 어렵게 명문대까지 졸업하여 순탄하게 학자의 길을 원했던 그의 부친은 실망이 클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당신의 전철을 밟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움이 있는지 알기에 결사반대를 하였던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연예인의 길을 접은 그는 사업에 매진하게 된다. 사업적 수완도 있었는지 하는 일 마다 큰 어려움 없이 비교적 순항하였지만, 내제된 그의 끼는 잠시 휴화산이었을 뿐이었다. 그의 마음은 항상 무대와 함께하는 꿈을 꾸고 있었다.

사업도 하면서 자신이 무대에 설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직접 유흥업을 경영하고자 하였다. 즐기면서 하는 사업이기에 점점 번창하면서 업계에도 소문이 났다.

한때 전국적으로 수 십여 군데를 직접 운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지난 2008년, 지인의 꼬임에 넘어가 전혀 생소한 분야에 투자, 50억 원을 날리기도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지역에서 봉사와 희생으로 일군 ‘모범시민상’ 수상

지난 11월 7일 의정부시에서 ‘모범시민상’ 시상식이 있었다. 이 상은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신 분이나, 각 분야에서 업적이 크신 분들을 선정해서 그 공적을 기리고자 의정부시에서 수여하고 있는 권위 있는 상이다.

올해 모범시민으로 선정된 분들 중에 박철 단장도 포함돼 있었다. 그의 지역 봉사활동은 지난 2014년 ‘의정부 실버악단’을 창단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창단 시 부터 지금까지 의정부 관내 뿐 만 아니라, 양주 동두천 등 주변 도시의 경로당, 모임터, 쉼터 등을 찾아 어르신들을 위해 연주와 노래 등 재능기부를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 상은 더욱 더 열심히 봉사하라는 채찍질입니다. 마음속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봉사하자’는 약속을 새기며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즐거운 마음으로 기꺼이 봉사 해주시는 단원들에게 이 상을 바치고 싶습니다.”라며 박철단장은 수상소감을 밝혔다.

한편 ‘의정부실버악단’은 25명의 단원이 참여하고 있다. 회원 자격은 60세 이상의 음악적 열의와 봉사정신이 있는 분이라면 약간의 오디션을 거쳐 함께할 수 있다. 현재 활동 중인 단원들은 방송국, 음악관련 기획사 및 사업체 등에서 활동한 전문 예능인들과 현직에서 활동하는 분들로 구성되어 있다.

매주 1회 정기적으로 연습을 하고, 월 1회 정기연주회나 출연섭외 스케줄에 따라 공연을 하고 있다.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지만 해넘이 연말을 앞두고 ‘사랑나눔 일일 찻집’ 행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박철단장은 행사수익금은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과 차상위층 가구 등, 사회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분들에게 작지만 따뜻한 관심의 손길을 전하는 용도로 쓰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많은 시민들이 참여해서 훈훈한 인정을 전달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냈다.

신(神)이 주신 재능, 낮은 자세로 봉사 할 터

그동안 경기 북부의 의정부시, 양주시, 포천시는 물론, 전국을 다니며 문화축제나 행사, 이벤트 등에서 MC겸 가수로서 분주한 활동을 이어온 박 단장은, 올해 경우만도 망우리 우림시장 전통재래시장살리기 문화축제, 의정부청과시장 우리농산물축제 노래자랑, 지역경제살리기 문화축제와 지방 풍물장터 및 축제 등 7~8곳에서 MC를 맡아 진행하는 등, 숨가쁘게 달려왔다. 그야말로 즐겁고 행복한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한다.

박철 단장은 “인생을 돌아보며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가는 일이 무엇인지 조금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곡식의 열매가 익어 가면 하중이 머리에 집중되듯이 머리 숙여 낮은 자세로 이웃을 섬기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신(神)이 내게 주신 재능과 장점을 감사하며, 겸허히 지역사회와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에 앞장서려고 합니다.”라며 소회를 밝힌다.

과거 한때 삶의 피곤함으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박철 단장.

소리 소문 없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생을 마감하는 이웃들의 흔들림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한다. 한 해에 대한민국에 13,700여명의 이웃들이 스스로 목숨을 저버린다고 말하는 그는, 지역 관내의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에서 숨죽이며 생활하는 이웃들에게 연예 공연을 통해 소통하면서 사회로의 통로 역할을 감당하고 싶다고 한다.

이를 위해 혼자서는 쉽지 않지만,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어 행복하다면서 ‘의정부실버악단’과 협력하고 있는 ‘천사보금자리’ ‘해피매니저’ ‘행복한나눔 행복한사람’ 등의 봉사단 관계자 여러분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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