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

이 시(詩)는 송나라 때 대복(戴復)의 시구로 전해지고 있다.

이 시에서는 원대한 안목을 지니지 못하고 근시안적 시각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그들의 정중와(井中蛙) 세계관을 떨치라는 경고를 던진 것으로 느껴진다. 그의 시 내용이 길기 때문에 뜻을 간략히 줄여서 소개했다. 관련 시구 중의 일부를 소개한다면 그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헤매고 다녔으나 봄을 만나지 못하고(盡日尋春不得春), 집신이 달도록 언덕 위의 구름마저 헤치면서 돌아다녔다(芒履踏遍頭雲). 돌아오는 길에 때마침 매화나무 밑을 지나다보니(還來適過梅花下). 봄은 어느새 나뭇가지 위에 머물며 꽃을 활짝 피웠다(春在枝頭已十分)는 것이다.

대복(戴復)은 이 시를 통하여 자신을 꾸짖으며 세상을 주름잡으려는 욕심에 사로잡혀 동분서주하는 군상들 가운데 그 몇 사람이나 봄의 참모습을 제대로 느꼈을까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는 것이 역력히 엿 보인다. 맹자는 일직이 말하기를, 사람은 일등인(一等人)과 이등인(二等人)으로 나누인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보기에 성실하고 거짓말 하지 않으며 신의를 잘 지키려는 사람들을 일컬어 이등인이라 했다. 그러나 일등인이 되기 위해서는 성실성과 신의성을 갖춘 그 바탕 위에 학구성(學究性)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따라서 이등인 집단에서는 일등급 지도자를 감시하기 어려우며 동시에 권력자에게 맹종하기 쉽다. 그리고 일등인 집단은 이등급 지도자를 신뢰하지 않으려하고 아울러 존경하지 아니하고 경원할 뿐이라고 하였다.

그 이유는 가치관을 여하히 정립하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일본 근대에 있어서 크게 손꼽히는 학자 중의 야스오까마사오(安岡正篤)는 말하기를 이른바 상등급 인간이 되기 위해서는 첫째는 지식. 둘째는 견식. 셋째는 담식(膽識)을 겸비해야 한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담식이란 주견(主見)과 혼력(魂力)이 흔들리지 아니하는 가치관을 확고히 지니며 아울러 어떤 경우에도 정당하다고 여겨지는 의지는 굴하지 않는 용기를 지닌 경우에 그와 같은 이를 담식(膽識)이라 했다. 그는 말하기를 담식을 지니지 못하는 사람은 특히 어려운 상황 하에서는 적확(的確)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고 한다.

송나라의 수도 개봉

널리 알려져 있는 바와 같이 야스오까 교수는 전후(戰後) 일본사회가 이른바 안보투쟁으로 지극이 혼란스러웠을 때 당시 사또수상(佐藤首相)을 비롯하여 그 이후 역대 수상들이 그를 스승으로서 존경하곤 했다.

그는 일본천황의 항복문을 기초(起草)했던 학자로서도 알려져 있고 임종 얼마 전에는 지금의 평성(平成)이라는 연호도 그가 정해주었다. 한마디로 말해서 그에게는 담식이 남달리 뛰어냈던 것으로 짐작된다.

직시(直視)하건대 우리들이 처해있는 상황은 백척간두(百尺竿頭)에 서 있는 듯 이 긴장을 늦을 수 없는 처지다.

이러한 때일수록 맹자가 말하는 일등인 수준의 국민이 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고 아울러 야스오까 교수의 지적한바 처럼 담식을 기르는데 저마다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위기는 기회라는 이야기를 말들 하지만 기회는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다. 이등인에게는 이등인에 알맞는 기회가 올 수 있을 뿐이지만 일등인에게는 일등인 수준에 걸 맞는 기회가 올 것이다. 그리고 담식을 다져가는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 만큼의 가능성이 주어질 수 있을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恒山 金 裕 赫 단국대학교 종신명예교수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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